2011년 3월 30일 수요일

MBC '나는 가수다' 는 김건모에게 감사를 표해야 한다.

김건모가 "나는 가수다" 에서 재도전으로 얻은 것은 없는 것 같다.
그가 얻은 것을 구태여 찾자면 "그는 여전히 가수다" 라는 정도 뿐.
그는 재도전을 하면서 더 이상 선배로써의 거만함이나 위풍당당함도 되찾을 수 없었고 평가단을 포함한 많은 시청자들 앞에서 그저 "또 한 명의 가수" 이여만 했다.

처음 "나는 가수다" 는 분명 서바이벌 방송 프로그램이었다.
그곳에 앉아 있는 많은 평가단들은 심사위원단으로써의 입장에서 그들을 내려다봤고 김건모를 포함한 다른 가수들은 심사위원단들 앞에서 경연을 펼치는 초라한 위치에 있어야만 했다.
그들은 살기 위해 노래를 불러야 했고 명성을 지켜내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야 했다.
오직 그런 치열함 속에서 김건모만이 그것을 거부했을 뿐이었다.

김건모를 포함한 나머지 가수들은 자신이 무슨 선택을 한 것인지, 그 프로그램의 무서움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방송을 임했고 그 파괴력과 무서움을 "김건모의 탈락" 으로 비로써 깨닫게 되었다.
김건모의 탈락으로 그렇게 방송은 "가수들의 무덤" 으로 변해갔다.

하지만 김건모는 재도전을 선택했고 그 해택을 다른 가수들이 누리게 되었다.
김건모의 탈락과 재도전으로 인해 더 이상 다른 가수들은 탈락을 할지라도 그것이 "명예의 추락" 으로 여기지 않아도 되게 되었고 더불어 재도전의 기회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재도전이라는 룰을 탈락 후 바로 써먹어도 되겠지만 한 달이나 두 달 후에 써먹는다면 그에게 "나는 가수다" 는 "죽음의 경연장" 이 아닌 "도전해보고 싶고 함께 해보고 싶은 축제의 장" 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평가단들 역시 가수들을 바라보는 입장이 "심사위원단" 이 아닌 실력파 가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응원단" 의 입장으로 바뀌었다.
나 역시도 김건모의 재기를 바랬고 다른 가수들에게 똑같이 박수를 보냈으니 말이다.

"나는 가수다" 는 이번의 어수선한 분위기만 잘 정리하고 타 가수들이 이 분위기에 동요하지만 않는다면 "나는 가수다" 는 그들에게 분명 서바이벌 게임장이 아닌 하나의 놀이터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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