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축구경기 스위스 전에서 박종우가 몸싸움하는 걸 보니까, 남자더라.
그 모습을 보고 차범근 해설위원도 좋아서 흥분하던데.
팀 동료가 당했으니 응당 응징을 해줘야지.
나도 그 모습을 보면서 웃으면서 박수를 쳤다.
박종우가 정치적인 행위를 했느냐 안 했느냐도 중요할 테지.
올림픽이 정치적인 행위를 표현하는 장소가 되는 것도 곤란하겠지.
내 집을 내 집이라고 말하는 게 정치적인 건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겠지.
그런데, 정치적인 행위로 본다고 했을 때 한 선수의 정치적인 행위가 땀의 결과물을 빼았을 명분으로 충분한가에 대해서 우선 생각해 봤을 때 나는 반대다.
만약 박종우 선수가 한 행동이 정치적이었고 그것이 올림픽에서 허용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된다면 차후 올림픽 출전을 금지하거나, 너무 멀다고 판단되면 축구 경기 출전에 대한 핸디캡을 주면 되지 않을까.
왜 부당한 방법으로 경기를 이긴 것도 아닌데 경기의 결과물을 빼았으려 하는가 말이다.
이건 시험에서 100점 맞은 학생이 정치적인 행위를 했다고 "너 시험 100점 맞은 거 취소야. 정치적인 행위를 했으니 0점이야." 라고 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
또한 내 집을 내 집이라고 말하는 게 정치적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겠지만 정치적이라고 본다고 해도 그것은 전세계적인 문제를 거론한 것도 아니고 개최국인 영국을 건드린 것도 아니고 올림픽 위원회를 건드린 것도 아닌 딱 두 나라, 한국과 일본간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욱일승천기는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 당사국이 워낙 많기 때문에 거꾸로 문제가 심각해진다.(선수가 했느냐에 따라서)
만약 독일 선수가 나치를 상징하는 행위를 했다면 그것이 불러 올 태풍을 예상할 수 있는가.
독도는 두 나라간의 문제일 뿐 아닌가.
왜 올림픽 위원회가 남의 땅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지 모르겠다.
(모르진 않지, 일본 눈치 보는 거라고 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 우리 나라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는 점이다.
우리 중에 그 누가 대한민국을 약소국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을까.
그런데 약소국이다.
미치도록 약해 빠져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그런 약소국.
핸드볼은 예전부터 판정상 불리하게 당했었고 이번에 보니까 수영의 박태환과 쑨양과의 판정 문제, 배구, 축구, 유도, 펜싱, 예전에는 체조 쪽에서도 점수 참 짜게 받았었는데 이번에는 모르겠고 암튼 등 등 등.
이번 런던 올림픽 때만큼 한국의 힘이 약한 것을 뼈저리게 느낀 것도 처음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박종우 선수의 문제가 어떻게 결정되어지던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박종우 선수를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대해줬으면 좋겠다.
다른 선수들이 병역 해택을 받는다면 박종우 선수도 같이, 다른 선수들이 메달을 받는다면 박종우 선수도 같거나 최소한 비슷하게, 다른 선수들이 연금을 받는다면 박종우 선수도, 포상금도 같이, 모든 걸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
박종우 선수가 한국 땅에서 차별을 당한다면 그것은 우리 스스로 약소국으로써의 치욕을 당연시하고 인정하는 것이 되고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너희는 그렇게 당해도 돼" 또는 "우리는 그런 존재들일 뿐야"라고 말하는 것 밖에는 안되기 때문이다.
독도는 분명히 우리 땅이고 우리 섬이다.
이건 실효 지배가 어쩌구 역사가 어쩌구 할 문제가 아니라 그냥 우리꺼다.
서울이 언제 생겼는지 대전이 언제 생겼는지 제주도가 언제부터 우리꺼였는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그냥 우리꺼인 거다.
밖에서 친구에게 치이고 상사에게 치이고 직원에게 치이고 친구 남편 친구 부인 엄마 친구 아들 엄마 친구 딸 등에 치이고 어른 아이에게 치이더라도 집에서만큼은 언제나 내가 왕이듯이 박종우도 밖에서 마음 고생하더라도 자기 집(우리나라)에 와서는 마음 편히 "아~ 우리 집에 왔다."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느끼게끔 해줬으면 좋겠다.
한겨레 : 박종우 동메달 박탈? "일본의 욱일승천기는 왜 허용하나"(링크)
한국경제 : 정치적인 문제로 메달 박탈된 역대 올림픽 사례는?(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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