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3일 수요일

영화 레미제라블


한 영화를 보면서도 느끼는 것은 각자 다를 것이다.
난 이 영화를 보면서 '가난'을 느꼈다.

공장에서 일하는 한 여인의 몰락.
몰락이라고 할 것도 없는 가난하고 힘 없는 여인이 위태로운 삶을 근근이 버티고 있다가 그 울타리에서 버려짐과 동시에 어디까지 굴러 떨어질 수 있는 지를 보여준 영화였다.

한 아이의 엄마로써, 남편에게 버림 받은 여자로써 홀로 그녀는 세상과 싸우고 세상에 굴종하며 살아간다.
과거는 풍요롭지 않았지만 찬란했고 보장된 미래는 없었지만 아름다운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남자를 만자고 버림 받고 아이가 생기면서 끝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오늘의 삶은 딸을 위해 자신을 헌신해야 되고 여관 주인에게 돈을 뜯기고 치근덕대는 공장 반장의 모욕질에 뺨을 때렸다가도 자신의 일자리를 위해 용서를 구하고 다른 직원들의 질투와 모함을 그저 묵묵히 받아들여야 하는 그런 하루 하루를 연명해야되는 삶이었다.

그런 그녀가 모함과 질투와 모멸 속에서, 일자리에서 버림을 당하자 머리카락을 팔고 생 이빨을 팔고 몸을 팔고 그러다 병들어 죽게 된다.

그것이 그녀의 삶이고 가난한 자의 삶이고 보호받지 못하는 자의 삶이다.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 지 모르는 불안한 삶, 그래서 불의에 굴복하고 자신의 권리에 침묵해야 되는 삶, 그것이 그들의 삶이고 그것이 우리의 삶이다.


여기 또 하나의 삶이 있다.

아비 없이 태어났고 집안이 가난하여 어미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며 여관 주인에게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종살이를 해야 되는 여자 아이.
여관 주인은 같은 또래의 딸이 있음에도 그녀에게는 결코 자비롭지 않다.

매일 울고 일하고 두려움에 떨며 엄마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아이.
허름한 옷에 늘상 배고픔에 시달렸을 아이.
꿈이 무엇인지, 학교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아이.

그런 그녀가 한 신사를 만나게 된다.
엄마에게 약속을 했다며 자신을 어디론가로 데려가려는 남자.

그녀는 자신을 못 살게 굴었던 여관 주인을 떠나서, 엄마가 올 지도 모를 여관을 떠나서 처음 본 남자를 따라 나선다.
그리고 부터는 도망자의 삶을 살게 되기는 하지만 더 이상 배고프지도 않고 더 이상 춥지도 않고 더 이상 외롭지도 무섭지도 않은 삶을 살게 되고 사랑하며 결혼도 하게 된다.

울타리에서 버려진 여인과 울타리 안으로 들여보내진 여인의 삶.

난 이 영화를 보면서 그것을 보았고 그것을 느꼈다.